개인의 삶에도 무수한 굴곡과 궤적이 있듯이 기업이나 정부, 한 국가의 이력이나 진행 방향에도 수많은 우여곡절에 따른 독특한 궤적이 보인다.


우리는 이것을 경력이나 역사로, 부르지만 각 궤적의 변화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그 변화의 원인으로 주목할 만한 변수가 '가속도'이다.

가속도란 시간에 따라 속도가 변하는 정도이다. 보통 속도를 시간으로 나누어 계산한다. (a = V / t)

가속도가 ‘0’ 이면 속도의 변화가 없어 일정 속도를 유지하게 되고, 가속도가 + 거나 -로 작용하면 속도가 빠르게 변화하거나 느려진다.

운전하면서 악셀레이터를 밟아주면 점점 속도가 빨라지고 브레이크를 밟으면 느려진다.

다 아는 내용이지만 바로 주행 속도가 빠르거나 느리게 변화하는 요인은 가속도다.

이러한 속도의 변화는 보통 일정한 진행방향에서 이루어지지만 진행 방향 자체를 바꿔주어도 속도가 변한다.

이렇게 방향을 바꿔주는 것을 우리는 각도가 바뀌는 것을 지칭하여 '각가속도'라 부른다.

바로 이 각가속도가 우리 삶은 물론 기업경영이나 국가 운영에 도움이 될 내용이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분당에서 양재로 나가려면 터널을 지나 P턴을 하게 된다..

2차선이지만 급경사 길이니 대부분 운전을 조심해서 바깥쪽 차선으로 천천히 이동하지만 매일 다니는 익숙한 길이라 비어 있는 안쪽 차선을 따라 빠르게 돌아 나간다.

커브길이라 과속하면 자칫 전복의 위험도 있지만 운전대를 회전 안쪽으로 조금 더 돌려 놓은 체 안쪽 차선을 따라 속도를 내면 오히려 더 안정적으로 돌아 나갈 수 있다.

커브를 돈다는 것은 매순간 진행방향의 각도에 변화를 주는 것이니 바로 각가속도를 활용하는 것이다,

주행 중에 속도를 올리려면 가속도를 힘차게 밟거나 차 엔진 토크가 커야 한다. 즉 돈이 많이 든다.

그러나 각가속도를 활용하면 힘도 덜 들이고 비교적 간편하고 안전하게 몰아 나갈 수 있다.

이렇게 매일같이 운전하다 보니 효율적으로 남보다 빠르게 커브길을 빠져나갔지만 대신 타이어 안쪽 편마모는 피할 수 없었다. 매순간 타이어가 방향을 바꾸기 위해 지면과 마찰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이러한 각가속도의 묘미는 골프에서도 나타난다.

체격이 좋고 힘도 넘치면 보란듯이 멋지게 드라이버 샷을 날려 주위의 부러움을 사지만 각가속도를 잘 활용하면 적은 힘으로도 그에 못지 않게 비거리를 낼 수 있다고 본다.

‘수퍼 땅콩’ 프로 골퍼가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LPGA에서 8번이나 우승한 이유 중 하나이다.

골프란 결국 골프채의 회전으로 공에 힘을 전해줘서 비거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니 공에 전달되는 순간 힘을 크게 만들면 된다.

힘은 뉴톤 운동법칙에 따라 F= m*a, 즉 질량 * 가속도로 나타난다.

가속도에는 진행방향을 유지한 채 속도에 변화를 주는 선 가속도가 있고 진행 방향을 바꾸어 주는 각가속도가 있다. 이것을 부드럽게 타이밍을 맞춰 공에게 전달해주면 마치 넛지(Nudge)처럼 공은 알아서 멋지게 비거리를 보여준다.

프로 코치들이 몸의 회전 동작과 팔꿈치, 손목 등 회전에 집중하라고 조언하는 이유이다.

작용 시점 즉 타이밍도 매우 중요하다.

타이밍이 조금만 달라도 각도가 확 틀어지니 기껏 공을 치고 나면 캐디들이 목청을 높여 “BALL”을 애타게 불러대기 시작한다..

동영상을 보면서 연습해도 성과가 잘 안나는 이유이다.

기업에서도 가속도는 중요한 성공 요인이다.

최고경영자가 방침과 계획을 세우고 조직원들의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수시로 지시하고 평가 보상으로 당근과 채찍을 흔들어 댄다.

그러나 조직원들이 회사 방침을 완전히 이해하고 수용하지 않으면 조직은 갈등이 빚어지고 성과를 내기 어려워진다.

기업경영에서 중요한 Vector적 요소인 작용점, 힘, 방향에서 방향 설정에 대한 공감대가 약하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진행이 목표에 미달하거나 성과가 부진하면 조직을 채찍질해서 밀어붙이기 시작한다.

연장근로는 기본이고 야간 작업에 휴일 소집도 마다하지 않는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식의 추진은 종종 조직의 저항에 부딪히고 이탈자는 회사를 향해 원망의 화살을 쏘게 된다. 조직 붕괴다.

벡터(Vector)적으로 보면 사업 추진력을 높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 것이지만 추가로 투입되는 노력이나 비용에 비해 성과는 기대만큼 높지 않다.

투입되는 에너지에 비해 속도는 제곱근에 비례하니 기대와 실적의 괴리는 커지기 마련이다.

즉 100의 힘이 들어가도 속도는 10 정도만 개선되니 효율이 떨어진다.

반면 직원들의 저항이나 긴장감은 제곱에 비례해서 높아지니 성과를 내기 어려워진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교육 훈련이 따르고 각종 SNS를 통한 사내 소통이 중요하며 기업 총수가 바짓가랑이를 걷어 부치고 모래밭에서 직원들과 씨름을 하기도 한다.

좀 더 스마트한 방법은 없는 것일까? 각가속도가 해결책이 될 것이다.

운전 중 커브길을 돌아 나갈 때나 골프에서 자세의 중요성은 각가속도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함이다.

적은 힘으로도 좋은 성과를 내니 가성비도 좋다.

실제로 야구에서 투수가 시속 150 km로 던지는 공은 로켓 발사하듯이 한 방향으로만 힘을 가하려면 엄청난 힘을 들여야 한다. 인간의 능력 밖이다.

그러나 멋진 동작으로 다리와 허리를 틀어가며 최대한 팔을 휘두르다가 마지막에 손목 꺽기로 결정적인 힘을 만들어 낸다. 바로 각 가속도다.

공을 사업으로 빗대어 본다면 조직구성원들이 느끼는 추진력도 상대이에 못지 않다.

각가속도는 조직구성원들에 무리하게 내몰지 않으면서도 안정감 있게 그러나 확실한 추진력으로 다가갈 것이다.

이러한 힘의 변화는 외부 환경변화가 빠르고 강할수록 더 크게 작용한다.

외부 변화의 힘을 역이용하기 때문이다.

중국 무림 고수들이 상대를 제압할 때 자신의 힘보다는 상대의 힘을 역이용하는 것과 같다.

환경 변화에 대응해서 생존하고 지속적인 성장과 수익을 이루어야 하는 기업에서도 이런 변화를 인지하고 선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또한 각가속도는 무거운 조직 전체를 움직이지 않고도 추진방향이나 관점을 가꾸면서 성과를 낼 수 있어 훨씬 효율적이고 가성비가 높다,

조직 리더가 강한 카리스마로 몰아붙이면 구성원들은 숨죽이고 시키는 일만 하게 된다.  

일부 공직사회가 경직되는 이유이다.

반면 개인의 창의성을 존중하고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낸다면 조직원 전체가 리더십을 보이며 성과를 내는 경우가 많다. 누구나 시키는 일 보다는 자기가 주도하는 일에서 만족감을 얻기 때문이다.

이런 개인의 다양한 주장을 수용하는 문화는 개인별로 각가속도를 존중해서 전체의 성과를 이루어 낸다고 볼 수도 있다.

2부에서 계속

이영기 교수
이영기 교수

주요 경력 :

(현재) 베트남 국립경제대학교 (NEU) 방문 교수

- 베트남 FPT 대학원 MBA 교수

- 한국 산업정책연구원 (IPS) 교수

- Campus-K, 하노이 공유 오피스 공동창업

- KOICA 자문관, Global CEO Academy 주임 교수

- GE Energy Asia Pacific Senior Sourcing Leader 

- CCI (Global 기업) 한국 대표 – 기술영업으로 성장 수익 달성

- 한국철강 단조 및 에너지 본부장 – 사업부 영업부문 총괄 전무

- LS전선(현대양행, 한국중공업) 농기계사업부 창설

- 성신여자대학교 경영학과 (8년 강의)

교육 훈련 및 자격증: 

- FTA 관리사 겸 경영컨설턴트 (산업자원통상부 주관)

- 경영지도사 (마케팅)

- 4T CEO 녹색전문경영과정 이수

- 한국경영 3.0 CEO 과정 이수

- aSSIST 경영학 박사

- CPSM(국제구매조달전문가) 자격 인증 (ISM주관)

- 뉴욕주립대 Stony Brook 졸업 (기술경영 석사)

-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농공학과 졸업 (학사 / 기계전공)

블로그: https://blog.naver.com/josephyglee1(인터넷 창에 "이영기.블로그.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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