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3년 베트남 개방 초기부터 현재까지 거의 30년 동안 하노이에서 활동했던  이상모 회장이 지난 27일. 77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화통화가 되었는데 그의 굵직한 목소리를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되었다.

故 이상모 회장은 한베수교 직후 1993년 6월, LG그룹 인도차이나 책임자로 하노이에 부임하면서 베트남과 첫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06년 퇴임 전까지 LG그룹 내 많은 계열사의 현지 투자법인을 설립·운영하며 우리 기업의 베트남 진출 초기 사업환경 조성에 이바지했고, 한국 드라마를 수입해 현지 방송에 방영케 해 동남아 한류의 시발지로 발전시켰다.

퇴임후에도 지금까지 베트남에 주재하며 공적 활동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

그의 공적 활동은 초기부터 시작되었다. 1992년 12월 수교 후 우리 교민들의 베트남진출 초창기인 1993년에 대기업 소속 상사주재원을 중심으로 하는 하노이 한인회 설립 및 조직·구성하는 과정에 크게 기여했다.

같은 해 진출기업협의회(현 주베트남 한인상공인연합회)의 2대회장으로 취임해 1995년부터 1998년까지 3년간 재임하며 교민과 진출기업의 초기 안정화를 위해 노력했다.

아울러 1990년 초 모스코바 체류 시 한인학교설립 경험을 활용해서 2004년 하노이 한인국제학교의 설립 준비위원회로 활동하며 2006년 7월 베트남정부(교육훈련부)로부터 학교설립인가를 취득하는데 기여했다.

별세하기까지 하노이한인회 자문위원과 주베트남 한인상공연합회의 고문으로 활동하며 교민사회의 발전과 베트남인과의 친목을 위해 노력했다.

그 밖에 한베친선협회(KOVIFA)를 조직해 양국 우호활동에 기여했고, 베트남 종교법 개정 등 외국인의 자유로운 종교활동을 보장하도록 베트남 정부를 설득하고자 발품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베트남 종교정책을 총괄하는 베트남 종교위원회와 2012년부터 긴밀한 관계를 맺어오며 관계자들을 3차례 한국에 초청하고 설득해 2016년 11월에 외국인 종교단체 허가와 외국인 종교관계자들의 체류허가 및 비자 발급을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된 법안이 베트남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이로 인해 사회주의 국가에서도 처음으로 외국인들의 종교생활이 법으로 보장받게 되었다.

누군가가 해야 되는데 누군가가 하지 않는 일을 그는 시간과 돈을 지불하면서 마지막 삶을 여기에 바쳤다. 오늘날 베트남에서 이만큼 자유롭게 종교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은 고인의 헌신 때문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2020년 대한민국 국민훈장 목련장을 서훈 받은 이상모 회장. 당초 청와대에서 서훈식이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하노이에서 열렸다.
2020년 대한민국 국민훈장 목련장을 서훈 받은 이상모 회장. 당초 청와대에서 서훈식이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하노이에서 열렸다.

이러한 그의 공적 활동으로 2012년 베트남우호협회(VUFO)로부터 우호훈장과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2013년에는 하노이시 인민위원장으로부터 공로 표창장을, 그리고 마지막인 2020년에는 대한민국 국민훈장 목련장을 서훈받았다.

하노이한인교회(담임 태원수 목사)는 한국조문이 어려운 분들을 위해 고인께서 마지막 가시는 길에 추모와 애도의 뜻을 함께 나누도록 하노이한인교회 1층(Resco 3d, Co Nhue, Pham Van Dong)에 빈소를 마련해 오늘 밤 9시까지 조문객을 받는다. "이상모 회장님 고이 잠드소서"

고인 약력

1964년 인천동산고 졸업

1970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1970년  LG상사(구 반도상사)입사

1977년. LG상사 케냐 및 이란 지사장

1987년  LG본사 기획부(부장)

1990년 LG그룹 구소련 지역본부 모스크바 주재 지역장(이사)

1993년 LG그룹 인도차이나 본부 하노이 주재 본부장(전무)

2000년  LG베트남 총괄 부사장

2001년~ 한베친선협회(KOVIFA)부회장(베트남지부장)

2006년~ 한텍 앤컨설트(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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